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雫 -しずく- / Shizuku
아쿠아플러스 산하 Leaf에서 만든 1996년 작 미연시(비주얼 노벨). 리프의 역사적인 비주얼 노벨 첫 번째 작품이며, 키즈아토와 함께 중2병 사이코패스 스토리 작품이다. To Heart 같은 달달한 작품과 같은 제작사라는 것이 의심될 정도.
시즈쿠는 '물방울' 이란 뜻으로, 雫(1) 자는 일본에서 물방울을 뜻하는 일본 국자로 쓰이며, 역시 훈독만 있고, 음독은 없는 한자이다. 문헌에서 엄연히 발견되는 한자로 한국한자음은 강희자전 기준으론 용감수감(奴寡, 奴寬二反) 출전으로 奴寡切(노+과절)으로 '놔' 로 추정한다. 현대 중국어에서 또한 이를 바탕으로 3성조 나 이다. 하지만 그 뜻은 하나도 나오지 않으며, 현대 중국 한자사전에선 일본한자로 로마자로 Shizuku로 읽으며, 수적(물방울)이라고 뜻이 나온다. 일본에선 지명이나 사람 이름으로 시즈쿠를 쓴다면 滴(물방울 적)보다 雫를 더 많이 쓴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 물방울은 그렇게 중요한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 물방울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고, 고작 몇 등장인물의 눈물 방울을 의미할 뿐이다.
한국에서 이 게임은 '물방울'이 아니라 '시즈쿠'라고 들어와 PC통신 게시판에서 불법으로 공유되었다. 만약 雫 글자가 한국어로 읽을 수 있는 글자라고 해도, 한 음절이라 이 게임을 특정하긴 힘들었을 것이다. 여러모로 '키즈아토(痕)' 와 함께, 당시 오타쿠들의 번역 센스를 느낄 수 있다.
1. 소개 ✎ ⊖
주인공 나가세 유스케는 책상에 앉아서 쓸 데 없는 생각을 하다가 정신이 아득해지는 걸 반복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같은 반 학생회 부회장으로 인망이 두텁던 오오타 카나코는 수업 중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섹스" 라고 하는 등 성도착적인 행동을 보이며 자기 손톱으로 얼굴 가죽을 갈기갈기 찢고 병원에 실려간다. 이와 관련해 학교 내에서 늦은 시각에 약물을 남용한 남녀 여럿이 난교를 한다는 소문이 있었고, 오오타가 여기에 연루되어 있다고 하는 소문이 있다. 주인공은 같은 학교 현대국어 교사이자 작은아버지인 나가세 겐이치로의 부탁으로 늦은 밤 학교에서 오오타의 사건에 관련한 조사를 하게 된다.
2. 등장인물 ✎ ⊖
- 나가세 유우스케: 중2병에 시달리는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삼촌으로 부터 오오타 자해사건 관련 교내 잠입 조사 임무가 주어진다.
- 신죠 사오리: 여자배구부 주장, 매일 늦게까지 연습하는 배구부에서도 주장으로써 가장 늦게 배구부가 쓰는 신설 체육관을 나가기 때문에 항상 퇴관 관리부에 이름을 서명하고 체육관 문을 잠궈 관리실에 두고 하교한다. 배구 연습을 마치고 돌아가며 유령 소동을 목격해, 학교 조사를 맡은 주인공과 함께 이것을 파헤치려고 한다.
- 아이하라 미즈호: 오오타의 둘도 없는 친구로, 학생회 서기이다. 역시 주인공을 도우라는 나가세 선생의 부탁으로 동행하게 된다.
- 츠키시마 타쿠야: 전 학생회장으로 학생회 위원들을 초능력으로 조종한다. 카미유의 정신붕괴의 목소리의 주인이다.
- 츠키시마 루리코: 츠키시마 타쿠야의 동생으로 파란 단발에 처피뱅이 인상적인 이상한 아이. 작품 초반에 전파를 수신한다고 하며 주인공에 접근한다. 글로는 이국적인 풍모의 상당한 미녀로 묘사한다. 원작이든 리마스터드이든 작화가 못생겼다는 평가가 있다. 차라리 구판은 익숙하기라도 하지. 같은 해 12월엔 투하트 2가 나왔고, 심지어 이전엔 천사 없는 12월 이란 작품으로 일신된 리프의 작화를 확인 할 수 있었는데도.
- 오오타 카나코: 주인공과 같은 반의 전교 부회장. 원래 전교 부회장에다가 단정한 용모에 은근히 유쾌한 성격으로 인기가 많았지만 모종의 사건에 의해 완전히 무너진다. 미즈호와 어렸을 때 부터 친구.
- 나가세 겐이치로: 현대국어 교사. 오오타 사건이 있은 지 3일 후, 교육청 및 선임 교사들의 지시로 야간에 교사 내에 잔류한 학생들이 있는지,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한 조사를 맡게 되고, 학교 학생인 조카 유우스케에게 조사를 일임한다.
3. 컨셉 ✎ ⊖
작품의 많은 아이디어를 오오츠키 켄지의 소설 '신흥종교 오모이데교' 의 설정을 빌려왔다고 해도 될 만큼 유사하다. 당시 세기말적 분위기로 신흥종교, 오컬트 등의 부흥이 있어, 오오츠키 작가 또한 인기를 알음알음 얻었는데, 많은 작품들이 이의 작품이나 다른 오컬트 류 기성 문학에서 모티브를 얻어 작품을 파생시키곤 했다.
3.1. 전파 ✎ ⊖
시즈쿠 이전에도 세기말 적 분위기에 전파의 조종을 받아 살해했다는 식의 묻지마 살인사건 등이 사회문제였다. 시즈쿠에서 초능력을 뜻하는 말인 '전파' 는 오오츠키 켄지의 '반짝반짝 빛나는 것' 에서 직접적으로 나온다. 하지만 게임이라는 강력한 파급력에 의해 전파는 시즈쿠를 대표하는 테마가 되었고, 이후에 무표정으로 초능력이나 외계나 이와 비슷한 이상한 말을 하는 여자를 '전파계' 라고 부르게 된 것이 오타쿠들에게서 유행어인지 은어인지 비스무리하게 된 것도 시즈쿠의 츠키시마 루리코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 때 일본에선 이와 같은 세상 분위기에서 '전파계' 라는 말이 중2병이 심각하거나 말이 없는 여자애를 왕따시키며 비꼴 때 쓰는 말이기도 했다. "에, OO상 혹시 전파계? ww" 같은 식으로. 워낙 옛날 말이라 지금은 잘 쓰이지 않고, 워낙 어감이 변질되다 보니 나쁜 말로 치기도 한다. 일본에선 오타쿠 류 음악들에 의식의 흐름에 따른 이상한 가사나 의도가 불분명한 희한한 노래가 많이 있는데, 이를 '전파송' 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 또한 뜻이 바뀌어 현재는 뭔가 컬트적인 중독성이 있는 음악에 붙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싸이의 '강남 스타일'.
4. 섹무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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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에선 수업 중 정적에 오오타가 갑자기 책상을 박차고 일어나 "섹스"라고 하니까, 무슨 썰렁개그냐면서 호호깔깔 거린다. 당시 일본에서도 혼틈섹은 중고딩들에게 각광받는 개그거리였던 모양이다. 이게 더 뜬금없는 이유는 샤프심 뿌러지는 소리만 들리는 정적속에 주인공이 혼자서 캠퍼스노트에 낙서를 하면서 '지구 폭발' 타령을 하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니까 오오타가 혼틈섹을 한 것이라 더 임팩트가 컸다.
2004년 리마스터드 작에선 향상된 그래픽(그래도 잘그렸다고 하기엔 부족한)과 대사 출력과 함께 음성까지 지원하는데, 츠키시마 타쿠야의 성우는 기동전사 Z 건담, 야근병동의 히라사카 류우지와 동일한 토비타 노부오.(2) 그리하여 위의 '카미유의 정신붕괴' 와 같은 합성작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