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준큰풍/유흥적 면모

최근 수정 시각 : 2024-09-17 00:19:56 | 조회수 : 30


사실 이런 오락실/PC방에서 시작해 식사 및 음주를 하고, 그 다음 노래방으로 넘어가는 코스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남성들의 유흥문화이다. 기록에 따르면, PC통신 시절의 정모에서도 이런 코스가 진행되었던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이전과의 유흥문화와 다르게 오락실 및 PC방에서 게임이라는 엔터테인먼트를 즐긴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안전한 곳에서 보호를 받으며 저렴한 가격에 밖에서 친구들과 놀 수 있는 공간이 비로소 생긴 것. 오락실 또한 다른 유흥시설보다 매우 안전한 곳이였지만, 관리가 미흡하던 시절엔 현금이 기계에 직접 오가는 지라 무서운 형들의 위협이 있었다. 이 역시도 어른들이 자주 감시하고 잘 살피는 오락실에선 비행 집단이 나오지 않았다. 시대가 PC방으로 넘어오게 되면서 실내에 가득 깔린 CCTV로 감시가 되고, PC로 뭘 하고 있는지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따로 마련된 흡연 부스를 제외한 곳에서 흡연이 불가해짐은 물론, 어른들도 많이 드나들기 때문에 불법적인 PC이용이나 같은 청소년 끼리의 비행 및 폭력에 매우 안전해졌다. 또한 간식도 추가 금액으로 제공이 된다. 이 정도의 공간을 밤 10시 이전까지 시간당 1000원에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식사 역시 저렴하고, 여러 명이 함께 먹을 수 있으며 양이 많고 맛있는 것을 찾게 되는데, 그중 가장 적절한 것이 바로 치킨이다. 사실, 상당히 최근까지도 남학생들이 편히 찾을 만한 식당이나 비슷한 공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즉, 이전에는 남학생들이 식사나 차를 함께 하면서 고민이나 일상 이야기를 나눌 만한 장소가 부족했던 것이다. 물론 당시 남학생들이 진지한 인생 이야기를 피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남학생들은 우선 배고픔을 해결하고 먹는 것에 집중했다. 2000년대 중후반쯤 중흥하던 캔모아(1)가 남학생들이 가기 부담스러웠던 이유도 너무 캔디한 분위기 때문에 진입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곳에는 여학생들만 가득해 쑥스럽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2013년 전후로 흥행했던 셀빠 등의 고기뷔페나 그 뒤에 나온 두끼 떡볶이, 먹고보자 양꼬치 같은 양이 많고 저렴하며 학생들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식당들이 등장하면서 남학생들의 외식문화가 크게 발전하게 되었다. 물론 성인들은 여전히 치킨호프나 삼겹살집, 술이 있는 곳을 선호한다.

노래방은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인디밴드 노래로 자신의 힙한 모습을 자랑하려는 스노브들부터, 당시 가장 인기 있는 노래를 부르며 자랑하는 인싸들, 자신의 가창력을 시험하려는 발라드와 R&B파, 일본 애니메이션 노래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부르는 오타쿠들까지 다양한 취향을 아우른다. 하지만 한 가지 바뀐 시류는, 몇 명이서 놀든 한 시간 20,000원에 사장님이 보너스로 20~30분 정도 추가해 주는 시스템에서, 소수 인원이 곡 당 500원으로 노래를 부르는 코인노래방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자유인사전에서 가져왔으며 CC BY-NC-SA 3.0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본 문서의 원본은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하이틴을 겨냥한 분위기의 디저트 카페 및 분식 프랜차이즈로, 토스트와 생크림을 셀프로 리필해 먹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