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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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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소설론 === 등단하지도 않은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가 문단 권력의 한 축인 문학과지성사를 통해 출간된 사실은 한국 문단의 등단 구조를 파격적으로 뛰어넘은 사례로서 회자된다. 복거일 스스로는 "답안지의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도 못했는데 글이 뛰어나다고 해서 장원으로 뽑아 준 당나라 시대의 시험관" 같은 일이라고 평했다. 복거일의 출간에는 당시 문지를 주도하던 김현의 영향이 컸다. 문학에서 전위성을 특히 중시했던 김현에게, 당시 문단으로서는 새로운 소설을 제시하는 듯 보이는 『비명을 찾아서』가 높은 평가를 받았던 듯 싶다. 이후로도 김현은 복거일과의 사상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고, 유고 일기인 『행복한 책읽기』에도 복거일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당시 SF 팬덤 밖에서는 대단히 참신한 장르였던 '대체 역사 소설', 『비명을 찾아서』는 그야말로 공전의 히트를 쳤고, 문단 내에서도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이문열이 『비명을 찾아서』의 구조를 모방한 대체 역사 소설 『우리가 행복해지기까지』를 내놓았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이후로도 복거일은 뭇작가들의 선망어린 시선 속에 일간경제신문에 『역사 속의 나그네』를 연재하고, 1993년에는 한국 기성 작가 최초로 PC통신 연재를 하는 등(『파란 달 아래』) SF에 대한 한국 문단의 인식을 개선하는데 기여한다. 1990년대 초반 각 대학 국문과와 평단에서 SF라는 장르의 가능성에 대한 담론이 오갔던 데에는 복거일의 공을 무시하기 어렵다. 이후 복거일은 듀나가 같은 출판사에서 『태평양 횡단 특급』을 내기 전까지, 문단에서 인정한 유일한 한국 SF 작가로 평가받았다. SF, 복거일 자신은 거의 늘 '과학소설'(Science Fiction)이라고 불렀던 장르에 대한 복거일의 관심은 복거일이 평생 일관했던 주제와 관련된 듯 보인다. 복거일은 자신이 "민족주의"라고 규정지은 폐쇄적인 태도가 한국 사회의 발전에 장애물이 되었다고 보았으며, 이러한 태도를 버리고 열린 태도를 지향함으로서 다양한 요소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보았다. 과거 그가 주창하여 사회적 논란을 낳았던 영어공용화론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주장이다. "민족주의의 핵심적 상징은 민족어"[* 복거일, 「아름다운 글을 찾아서」, 『수성의 옹호』, 문학과지성사, 2010, 34쪽.]인 상황에서 서구 문명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민족어를 버리고 영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 것인데, 그의 주장 안에서는 SF또한 "영어"와 같은 위치에서 논의된다. 행복한책읽기에서 출간된 창작 SF 소설 앤솔러지 『누군가를 만났어』(2007)에 추천사를 주기도 했는데, 이 추천사를 통해서도 복거일이 SF 장르를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 추측 가능하다. || 개항 뒤 우리 사회는 서양 문명을 받아들여 현대적 사회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예술 분야에서도 그러했다. 안타깝게도, 과학소설만은 우리 사회에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과학소설이 현대 서양 문명의 본질적 특징이므로, 이런 사정은 더욱 안타깝다. 다행히, 근년에 젊은 작가들이 좋은 과학소설 작품들을 내놓았다. 이 작품집을 만든 세 작가들은 대표적이다. 파란 싹들처럼 싱싱한 이 작품들을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김보영]]/[[배명훈]]/박애진『누군가를 만났어』, 행복한책읽기, 2007, 뒷표지.] || 이 추천사에 따르면 복거일은 SF를 '현대 서양 문명의 본질적 특징'을 한국 사회에 이식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했던 듯 하다. 다만 이러한 주장이 완전히 복거일만의 주장이라 보기는 어렵다. 한국 SF 팬들이 아서 클라크의 통신 인공 위성 이론 등 SF소설(혹은 그 작가들)이 과학/문명사에 기여한 예를 거론하는 것도 SF를 문학 그 자체가 아닌 문명 발달의 수단으로 보는 관점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복거일의 경우가 상당히 극단적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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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소설론 === 등단하지도 않은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가 문단 권력의 한 축인 문학과지성사를 통해 출간된 사실은 한국 문단의 등단 구조를 파격적으로 뛰어넘은 사례로서 회자된다. 복거일 스스로는 "답안지의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도 못했는데 글이 뛰어나다고 해서 장원으로 뽑아 준 당나라 시대의 시험관" 같은 일이라고 평했다. 복거일의 출간에는 당시 문지를 주도하던 김현의 영향이 컸다. 문학에서 전위성을 특히 중시했던 김현에게, 당시 문단으로서는 새로운 소설을 제시하는 듯 보이는 『비명을 찾아서』가 높은 평가를 받았던 듯 싶다. 이후로도 김현은 복거일과의 사상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고, 유고 일기인 『행복한 책읽기』에도 복거일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당시 SF 팬덤 밖에서는 대단히 참신한 장르였던 '대체 역사 소설', 『비명을 찾아서』는 그야말로 공전의 히트를 쳤고, 문단 내에서도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이문열이 『비명을 찾아서』의 구조를 모방한 대체 역사 소설 『우리가 행복해지기까지』를 내놓았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이후로도 복거일은 뭇작가들의 선망어린 시선 속에 일간경제신문에 『역사 속의 나그네』를 연재하고, 1993년에는 한국 기성 작가 최초로 PC통신 연재를 하는 등(『파란 달 아래』) SF에 대한 한국 문단의 인식을 개선하는데 기여한다. 1990년대 초반 각 대학 국문과와 평단에서 SF라는 장르의 가능성에 대한 담론이 오갔던 데에는 복거일의 공을 무시하기 어렵다. 이후 복거일은 듀나가 같은 출판사에서 『태평양 횡단 특급』을 내기 전까지, 문단에서 인정한 유일한 한국 SF 작가로 평가받았다. SF, 복거일 자신은 거의 늘 '과학소설'(Science Fiction)이라고 불렀던 장르에 대한 복거일의 관심은 복거일이 평생 일관했던 주제와 관련된 듯 보인다. 복거일은 자신이 "민족주의"라고 규정지은 폐쇄적인 태도가 한국 사회의 발전에 장애물이 되었다고 보았으며, 이러한 태도를 버리고 열린 태도를 지향함으로서 다양한 요소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보았다. 과거 그가 주창하여 사회적 논란을 낳았던 영어공용화론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주장이다. "민족주의의 핵심적 상징은 민족어"[* 복거일, 「아름다운 글을 찾아서」, 『수성의 옹호』, 문학과지성사, 2010, 34쪽.]인 상황에서 서구 문명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민족어를 버리고 영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 것인데, 그의 주장 안에서는 SF또한 "영어"와 같은 위치에서 논의된다. 행복한책읽기에서 출간된 창작 SF 소설 앤솔러지 『누군가를 만났어』(2007)에 추천사를 주기도 했는데, 이 추천사를 통해서도 복거일이 SF 장르를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 추측 가능하다. || 개항 뒤 우리 사회는 서양 문명을 받아들여 현대적 사회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예술 분야에서도 그러했다. 안타깝게도, 과학소설만은 우리 사회에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과학소설이 현대 서양 문명의 본질적 특징이므로, 이런 사정은 더욱 안타깝다. 다행히, 근년에 젊은 작가들이 좋은 과학소설 작품들을 내놓았다. 이 작품집을 만든 세 작가들은 대표적이다. 파란 싹들처럼 싱싱한 이 작품들을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김보영]]/[[배명훈]]/박애진『누군가를 만났어』, 행복한책읽기, 2007, 뒷표지.] || 이 추천사에 따르면 복거일은 SF를 '현대 서양 문명의 본질적 특징'을 한국 사회에 이식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했던 듯 하다. 다만 이러한 주장이 완전히 복거일만의 주장이라 보기는 어렵다. 한국 SF 팬들이 아서 클라크의 통신 인공 위성 이론 등 SF소설(혹은 그 작가들)이 과학/문명사에 기여한 예를 거론하는 것도 SF를 문학 그 자체가 아닌 문명 발달의 수단으로 보는 관점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복거일의 경우가 상당히 극단적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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