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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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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토피아적 영어 공영어론 – 병따개가 있다고 가정하기 ==== 첫째, 복거일의 이상이 실현 가능한가의 여부. 모리 아리노리의 영어론에 대한 (일본인으로서는 들을만한 반론을 내놓은 거의 유일한 일본인이었던) 바바 타쓰이는 일본어를 영어로 교체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으리라는 현실 인식 하에 반론을 지적했다. 즉 이미 기존에 자연스럽게 사용해오던 언어를 인위에 따라 타 언어로 교체하는 과정이 쉬울리 없으며, 그것이 결국 이중 언어 체제라는 문제적 상황을 낳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복거일의 영어공용어론에도 이 위험성에 대해 언급하긴 한다. 그러나 복거일은 이중 언어 체제에 대해 상당히 낙관적인 견해를 보여준다. 복거일은 “그러나 그런 이중 언어bilingual 상황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며 “정작 우리 시민들이 크게 치러야 할 것은 감정적 비용이다.”라고 주장한다.[* 복거일, 「언어 시장의 자유화」, 『수성의 옹호』, 문학과지성사, 2010, 142~143면.] 이중 언어 체제는 영어를 공용어로 삼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과도기일 뿐, 이내 영어 공용어 체제로 전환되리라는 것이다. 오히려, 현 사회에서 일어나는 ‘영어 격리English Divide’ 현상, 즉 가정의 재력에 따라 영어 습득 수준이 차이나는 현재 상황을 영어 공용이 해결할 수 있으리라며, 자기 논지에 상당히 낙관적인 견해를 보인다.[* 복거일, 위의 글, 147~148면.] 복거일이 이야기하는 영어 공용의 수단은 기껏해야 “① 법, 공공기관의 서식, 도로표지, 상점의 안내문, 식당의 식단과 같은 정보들의 국영문 병용. ② 국지적 공용을 위한 실험적 사업들의 추진(경제특구나 무역자유항에서의 영어 공용, 영어 전용 학습 시설, 영어 강의 등). ③ 유아교육과 초등교육에서의 영어 교육 심화. ④ 영어 방송의 확대.” 정도여서 영어공용어론이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뒷받침하기에는 약해 보인다. 어떻게 본다면 자기 논지의 약점이 될만한 부분을 우회하고 있다고 할까. 기실 복거일의 영어공용어론은 한국어가 조선어에서 영어로 완전히 교체된 뒤의 상황을 상정한다. 그러나 그 완전한 교체가 수월하게 이루어지리라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결국 그 주장은 하나의 가설에 머물 뿐이다. 이러한 ‘가설’은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떠도는 어느 오래된 농담을 연상시킨다. 맨몸으로 무인도에 표류된 경제학자가 통조림을 발견하고서 말한다; “우리가 병따개를 갖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나 현재 병따개를 갖지 못한 경제학자에게 통조림을 딴 뒤의 장밋빛 미래가 어느 정도의 의미를 가지겠는가. 둘째, 복거일의 영어공용어론이 전제하는 세계주의/국제어주의가 어느 정도의 타당성을 갖는가의 여부. 복거일의 세계주의/국제어주의는 폐쇄된 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작다는 점, 그리고 국제어로서의 영어를 통해 제1세계는 물론 제3세계의 비영어권 국가들과도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복거일의 주장이 그 자신의 주장대로 제국주의에 대한 의혹에서 자유로운지는 의심스럽다. 기실 복거일 자신부터가 ‘제3세계의 비영어권 국가’와의 소통에 썩 열의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복거일이 사용하는 영어 자료들은 거의가 영미권에서 나왔으며, 타 언어에서 중역해온 자료까지 포함한다 해도 프랑스 등 제1세계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 쇠멸한 만주어에 대해 이야기할 때조차도 복거일은 “『케임브리지 도해 중국 역사The Cambridge Illustrated History of China』”를 인용하고 만주어의 쇠멸을 『뉴욕 타임스』에서 보도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또한, 복거일이 한국어로 쓴 에세이에 집요하리만큼 영어를 병기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러한 대목은 국제어로서의 영어를 이야기하는 복거일조차 실상 제국어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보여주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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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토피아적 영어 공영어론 – 병따개가 있다고 가정하기 ==== 첫째, 복거일의 이상이 실현 가능한가의 여부. 모리 아리노리의 영어론에 대한 (일본인으로서는 들을만한 반론을 내놓은 거의 유일한 일본인이었던) 바바 타쓰이는 일본어를 영어로 교체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으리라는 현실 인식 하에 반론을 지적했다. 즉 이미 기존에 자연스럽게 사용해오던 언어를 인위에 따라 타 언어로 교체하는 과정이 쉬울리 없으며, 그것이 결국 이중 언어 체제라는 문제적 상황을 낳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복거일의 영어공용어론에도 이 위험성에 대해 언급하긴 한다. 그러나 복거일은 이중 언어 체제에 대해 상당히 낙관적인 견해를 보여준다. 복거일은 “그러나 그런 이중 언어bilingual 상황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며 “정작 우리 시민들이 크게 치러야 할 것은 감정적 비용이다.”라고 주장한다.[* 복거일, 「언어 시장의 자유화」, 『수성의 옹호』, 문학과지성사, 2010, 142~143면.] 이중 언어 체제는 영어를 공용어로 삼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과도기일 뿐, 이내 영어 공용어 체제로 전환되리라는 것이다. 오히려, 현 사회에서 일어나는 ‘영어 격리English Divide’ 현상, 즉 가정의 재력에 따라 영어 습득 수준이 차이나는 현재 상황을 영어 공용이 해결할 수 있으리라며, 자기 논지에 상당히 낙관적인 견해를 보인다.[* 복거일, 위의 글, 147~148면.] 복거일이 이야기하는 영어 공용의 수단은 기껏해야 “① 법, 공공기관의 서식, 도로표지, 상점의 안내문, 식당의 식단과 같은 정보들의 국영문 병용. ② 국지적 공용을 위한 실험적 사업들의 추진(경제특구나 무역자유항에서의 영어 공용, 영어 전용 학습 시설, 영어 강의 등). ③ 유아교육과 초등교육에서의 영어 교육 심화. ④ 영어 방송의 확대.” 정도여서 영어공용어론이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뒷받침하기에는 약해 보인다. 어떻게 본다면 자기 논지의 약점이 될만한 부분을 우회하고 있다고 할까. 기실 복거일의 영어공용어론은 한국어가 조선어에서 영어로 완전히 교체된 뒤의 상황을 상정한다. 그러나 그 완전한 교체가 수월하게 이루어지리라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결국 그 주장은 하나의 가설에 머물 뿐이다. 이러한 ‘가설’은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떠도는 어느 오래된 농담을 연상시킨다. 맨몸으로 무인도에 표류된 경제학자가 통조림을 발견하고서 말한다; “우리가 병따개를 갖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나 현재 병따개를 갖지 못한 경제학자에게 통조림을 딴 뒤의 장밋빛 미래가 어느 정도의 의미를 가지겠는가. 둘째, 복거일의 영어공용어론이 전제하는 세계주의/국제어주의가 어느 정도의 타당성을 갖는가의 여부. 복거일의 세계주의/국제어주의는 폐쇄된 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작다는 점, 그리고 국제어로서의 영어를 통해 제1세계는 물론 제3세계의 비영어권 국가들과도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복거일의 주장이 그 자신의 주장대로 제국주의에 대한 의혹에서 자유로운지는 의심스럽다. 기실 복거일 자신부터가 ‘제3세계의 비영어권 국가’와의 소통에 썩 열의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복거일이 사용하는 영어 자료들은 거의가 영미권에서 나왔으며, 타 언어에서 중역해온 자료까지 포함한다 해도 프랑스 등 제1세계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 쇠멸한 만주어에 대해 이야기할 때조차도 복거일은 “『케임브리지 도해 중국 역사The Cambridge Illustrated History of China』”를 인용하고 만주어의 쇠멸을 『뉴욕 타임스』에서 보도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또한, 복거일이 한국어로 쓴 에세이에 집요하리만큼 영어를 병기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러한 대목은 국제어로서의 영어를 이야기하는 복거일조차 실상 제국어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보여주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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